중국 최고법 "예물 분쟁" 사례발표, 차량·주택 구입금도 예물 인정? "번개결혼·사기" 엄격 처벌

혼인 목적 주택·차량 구입금은 예물로 간주…반환 규칙 적용 가능

"일상 소비 지출 vs 예물" 구분 중요…연애 기간 520위안(사랑해) 계좌이체는 증여

"번개결혼 후 공동생활 거부"는 전액 반환…예물 사기 범죄는 형사처벌까지

중국 최고인민법원(최고법)이 최근 공개한 제3차 예단(결혼 지참금) 분쟁 전형 사례는 사회적으로 뜨거운 감자였던 ‘예단’ 문제에 대해 명확한 법적 기준을 제시하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특히 예단의 범위가 기존의 현금이나 금품을 넘어 ‘결혼을 목적으로 지급된 차량 구매금, 주택 구매금’까지 확대 적용될 수 있음을 밝혀 파장이 매우 컸다. 한국 사회에서도 결혼 비용과 관련된 논의가 끊이지 않는 만큼, 중국의 이번 새로운 사례와 판단 기준은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먼저, 예단의 범위 재정의 즉, ‘결혼 목적’이면 차, 집 구매금도 예단으로 간주

 

최고법이 공개한 첫 번째 전형 사례는 그동안 논란의 여지가 많았던 ‘차량 구매금’의 성격을 명확히 했다.

결혼증명서(结婚证, jié hūn zhèng) 중국 정부에서 발급하며, 법적으로 유효한 혼인 관계의 시작을 증명하는 공식 문서이다. 사진출처=바이두

 


조모(趙某)씨는 이모(李某)씨와 결혼을 약속하고, 이모씨가 “차를 사주면 혼인신고를 하겠다”는 말에 차량 구매금 15만 위안(약 2800만 원)을 지급했다. 그러나 이후 결혼 등기가 무산되자 조모씨는 예단 6.6만 위안과 함께 이 차량 구매금의 반환을 요구했다.

 

법원은 “결혼을 목적으로 한 지급”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당사자들의 채팅 기록 등을 통해 차량 구매금 지급 행위가 명백히 결혼이라는 목적 아래 이루어졌음을 확인했고, 따라서 이 금액은 전통적인 예단 금액과 마찬가지로 ‘예단’의 성질을 가진다고 판시했다. 최종적으로는 두 사람이 공동 생활을 한 기간과 이모씨의 인공유산 사실 등을 고려해, 일부 금액만 반환하도록 조정했다.

 

이 판례는 예단을 단순히 ‘약혼 시 지급된 금전’으로만 보지 않았다. 지역 관습이나 당사자 간 합의를 통해 결혼을 전제로 지급된 모든 대액의 금전은 그 성격이 ‘예단’에 준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이는 결혼을 앞둔 커플과 가족들이 금전적 약속을 할 때 그 의도와 성격을 명확히 해야 함을 시사하는 것이다.

 

두번째 사례, ‘일상적 소비’와 ‘예단’을 구분하라는 것이다. 즉, 사랑의 선물은 돌려받을 수 없다

 

연애 기간 중 발생한 비용을 예단으로 오인해 발생하는 분쟁을 다루었다.

 

유모(刘某)씨는 동거 후 결별한 장모씨에게 연애 기간 중 자신이 송금한 총 3만 1500위안(약 590만 원)을 예단이라 주장하며 반환을 요구했다. 이 중에는 ‘520’(중국어로 ‘사랑해’와 발음이 비슷함) 위안 등의 상징적 금액이 포함되어 있었다.

 


법원은 해당 송금들이 가정 공동 생활 비용으로 사용되었거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한 일상적·소액 지출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장모씨 역시 생활용품 구매나 유모씨를 위한 지출을 한 점을 고려해, 이 돈은 예단이 아니라 연애 과정의 정상적인 소비 지출로 판단하여 반환 요구를 기각했다.

 

최고법은 예단과 일상 소비를 다음과 같이 구분한다. 특별 기념일의 소액 선물, 감정 표현을 위한 일상적 지출, 기타 가치가 크지 않은 재물은 예단이 아닌 ‘정의행위(情誼行爲)’ 로 본다는 것이다. 이러한 지출은 사랑의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것이지, 결혼이라는 계약을 위한 대가는 아니라는 점이 강조되었다.

 

[사진설명]=결혼증명서(结婚证, jié hūn zhèng) 중국 정부에서 발급하며, 법적으로 유효한 혼인 관계가 종료되었음을 공식적으로 증명하는 공식 문서이다. 사진출처=바이두

 

세번째 사례, ‘번지르르한 결혼’과 사기에 대하여 법이 칼을 뽑았다

 

가장 강력한 메시지를 준 것은 결혼을 빌미로 한 재산 사기 행위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명시한 점이다.

 

오모(吳某)씨는 정모(鄭某)씨와 소개팅 후 단 3일 만에 혼인신고를 하고 20만 위안(약 3700만 원)의 예단을 받았다. 그러나 결혼식 10여 일 후 오모씨는 집을 떠나 돌아오지 않았고, 이내 이혼을 통보했습니다.

 

법원은 비록 법적 결혼 관계가 성립되었더라도, 공동 생활이 실질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진정한 부부 관계가 형성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오모씨의 행동은 결혼을 구실로 재물을 취득하려는 의도로 볼 수 있다며, 이혼을 인정하고 예단 전액 반환을 명령했다.

 

네번째 사례, 혼인을 빌어 재물을 요구하는 행위가 사기죄를 구성하는 경우

 

노모(盧某)씨가 여러 남성을 상대로 반복적으로 예단 명목으로 금품을 받아온 사실이 적발되어, 이는 단순한 민사 분쟁이 아닌 사기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고, 법원은 노모씨에게 징역형과 벌금형을 선고하고 피해자들에게 배상하도록 명령했다.

 

이 판례들은 “혼인신고 서류 한 장이 예단 반환 의무를 면책해주지 않는다” 는 원칙을 천명했던것으로 법원은 형식적 요건보다 실질적인 공동 생활의 형성 여부를 중점적으로 판단한다는 사례를 보여준 것이다. 또한, 결혼을 위한 예단 수수가 악의적이고 반복적이라면 이는 범죄가 되어 형사처벌을 받게 됨을 분명히 했다.

 

예단, 그 복잡한 속성을 이해하기

 

이번에 공개된 다른 사례들에서도 중요한 기준들이 제시되었다. 장기 동거 및 자녀 출산의 경우, 결혼 등기를 하지 않았더라도 오랜 기간(예: 4년) 실질적으로 가정을 꾸리고 자녀까지 두었다면, 예단은 이미 공동 생활에 사용되었거나 배우자의 희생에 대한 보상으로 볼 수 있어 반환을 인정하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지역 관습 존중에 대한 부분으로 예단은 지역에 따라 그 종류와 금액이 크게 다를 수 있으므로. 법원은 이러한 지역적 특성과 관습을 고려해 예단의 범위와 반환 금액을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랑의 가치와 재산의 무게에 관한 현대사회의 가치관에 대한 조명

 

중국 최고법의 이번 사례 공개는 단순한 법적 해석을 넘어, 현대 사회에서 결혼과 경제가 얽힌 복잡한 관계를 조명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예단은 때로 두 가족의 예의이자, 새로운 가정을 위한 밑천이 된다. 하지만 그것이 지나치게 커지거나, 순수한 의도를 벗어나게 되면 관계 자체를 거래로 변질시킬 수 있게 된다.

 

이번 판례들이 주는 가장 큰 교훈은 ‘의도’와 ‘실질’의 중요성이다. 결혼을 위한 금전적 약속은 그 목적이 분명해야 하며, 법은 결혼이 사랑과 동반자 정신에 기반해야 한다는 원칙을 지키는 것이며, 동시에, 연애 과정의 소소한 감정 표현과 일상적 지출은 그 아름다움 그대로 남겨두어야 함을 상기시키는 것이다.

 

결혼을 생각하는 모든 이들에게 이번 사례들은 금전적 문제를 명확하고 정직하게 논의하되, 그 중심에는 항상 서로에 대한 존중과 신뢰가 자리 잡아야 함을 일깨워준다. 사랑의 무게는 금액으로 측정될 수 없는 법이기 때문이다.

 

윤교원 대표 / The K Media & Commerce, kyoweon@naver.com
 

작성 2026.01.09 17:35 수정 2026.01.12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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