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개혁신당으로의 제3지대 통합이 확정된 이후, 많은 걱정과 질타의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이유를 불문하고 통합과정에서 심려를 끼친 것에 대해 당 대표로서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더 나은 소통과 전달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연휴기간 당원과 지지자께서 여러 경로로 보내주신 의견들을 보면서 어떤 인식의 차이와 지향점의 차이가 있는지도 차근차근 살펴 봤습니다. 그리고 지난 몇 년 쉴새 없이 달려왔던 기간을 반추하며 생각을 정리해 봤습니다.
우선 제가 확인한 당원과 지지자 여러분의 가장 큰 걱정은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의 공존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지점은 합당 결정이 졸속이 아니었느냐에 대한 우려입니다.
첫번째 지점인 새로 합류하는 구성원들과의 이념적 차이에 대한 당원과 지지자의 걱정은 충분히 타당합니다. 하지만 생각의 스펙트럼은 개혁신당이 장기적으로 수권세력이 되기 위해 확대해 나가야할 부분입니다.
먼저 제 개인에 대해서 되짚어 보면 이준석이 페미니즘의 안티테제로서 주목받게 된 것은 2018년 이수역 사건 당시 제 입장을 밝힌 것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현실에서 페미니즘의 이상을 관철시키는 과정이 낙인찍기와 폭력에 근거하는 것 때문에 소위 래디컬 페미니스트들이 하는 행동들에 대해서 날카롭게 지적해왔고, 소위 할당제나 잠재적 가해자론으로 무리수를 두는 것들에 대한 지적으로 저는 래디컬 페미니스트들의 주적이 되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제가 전장연을 비판했던 지점 또한, 그들의 주장보다는 그들이 일반 시민의 출퇴근길을 볼모삼아 자신들의 뜻을 관철시키려고 하는 방식이 비문명적이라는 이유였습니다.
합리적인 대화를 기반으로 갈등을 조정해나가는 것에 대한 동경이 항상 있었습니다.
그래서 누군가 저를 여성혐오와 장애인 혐오로 아무리 몰아가도, 오히려 그런 낙인찍기에 의연히 대처하며 그것을 견뎌낼 수 있었던 것입니다.
개혁신당에 합류를 희망한 몇몇 인사들의 과거 행적이나 발언으로 걱정을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개혁신당을 중심으로 한 통합이기에, 우리에게 합류하기 위한 여러 세력들이 오히려 국민들에게 개혁신당의 어떤 가치에 동의해서 함께하기로 했는지, 그리고 지금까지 그들이 가졌던 생각에 변화가 있는 것인지 설명해야 합니다. 그들의 당적이 개혁신당으로 바뀌다 하더라도, 그럴 용기가 없는 인사들에게 개혁신당의 지지자들의 마음이 열리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번 통합 이전에도 할당제와 같은 정책의 기조에 대해서 생각을 조정해가면서 우리와 함께 하기 위한 노력을 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 결과 우리는 새롭게 많은 동지들과 함께 할 수 있었던 경험도 있습니다.
개혁신당은 앞으로 생각이 다른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어야 수권정당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수권정당이 되어야만 우리가 생각하는 많은 것들을 실현해서 대한민국을 바꿀 수 있습니다.
개혁신당을 창당하면서 노회찬의 정의당까지도 함께 할 수 있다, 그리고 천안함 폭침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가진 사람이나 부정선거를 믿는 등의 음모론자와는 함께할 수 없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통합 이후에도 이 원칙은 지켜질 것입니다.
둘째로, 합당 과정이 너무 빠르게 진행된 것이 아니었냐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일부 동의하고 그 부분에 대해서 중간 과정이 모두 공유되지 않아 각자의 위치에서 혼동이 있을 것입니다.
절차적 혼란에 대한 부분은 제가 마지막 협상에 배석했던 당사자로서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면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합당 합의 전날 내부 회의를 통해 제시된 개혁신당측 협상안은 “여론조사로 단일 대표와 당명을 정한다” 였습니다. 실제로 용산역에서 귀성인사를 한 직후 해당 내용을 발표하기 위해 국회 기자회견장을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만약 그렇게 진행이 되었다면 매우 높은 확률로 개혁신당의 중심성이 더 강화된 통합이 이루어질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결국 합의에 의한 통합을 하게 되었던 것은 개혁신당의 목적이 결코 이낙연 총리의 새로운미래와의 우열을 가리는 것에 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낙연 총리의 새로운미래가 지지율 문제 등으로 침체를 겪고 있을 때 그러한 곤궁함을 지렛대 삼거나 승자독식의 통합을 강요하는 것은 진정성 있는 통합이 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지지층이 이질감을 느낄 수 있는 대상과 통합을 하기 위해서는 김영삼 대통령이 보여준 자신감도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한편으로는 김대중 대통령이 김종필 총재와 이기택 총재에게 보였던 통큰 결합의 모습도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이것의 결과가 어떻게 드러날지는 긴 시간이 지나지 않아 저희가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당원 여러분과 지지층이 양해해주신다면, 우리는 3당의 위치로 우뚝설 수 있을 것이고 그 동력을 바탕으로 우리가 꿈꾸는 여러 가지 개혁을 이뤄낼 수 있을 것입니다.
과거 바른미래당에서 경험한 통합이 성공적이지 못했다고 해서, 우리가 똑같은 결과를 예견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는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한 각오와 경험이 있습니다.
저는 새로운미래와 새로운선택에서 함께 올 당원들이 개혁의 동지가 되어 같이 전진할 수 있다면 우리는 더 큰 덩어리를 이루어 정치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들의 생각이 우리와 다르다면 치열하게 논쟁할 것이고, 더 많은 사람이 우리에게 동의할 수 있도록 설득을 이어나가야 합니다.
우리가 통합 이후에도 보수정당인가의 질문도 많았습니다. 보통 대한민국 정치에서는 보수주의자와 자유주의자가 결합해서 정당을 이루어 왔기 때문에 그 경계선이 모호합니다. 보수주의자가 본인이 자유주의자라고 생각하기도 하고 자유를 외치기도 합니다.
많은 분들의 의견을 들어봐야 하겠지만, 저는 자유주의를 표방하고 구현하는 정당이 되었으면 합니다.
자유주의자와 보수주의자를 가르는 기준은 다른사람의 주장과 공존할 수 있느냐, 아니면 그것을 인정하지 않아야 하느냐에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지금까지 대한민국에서 동성애를 놓고 논쟁이 벌어지면 보수주의자들은 반동성애, 반동성혼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그것이 의제로 설정되지 않기 위한 적극적인 행동을 하지만, 자유주의자들은 개인적으로 그 사안에 대한 어떤 입장이 있더라도, 그 담론이 테이블에 올라오고 대화의 주제가 되는 것 자체를 막지 않습니다.
어쩌면 지난 7년여간 우리가 표방하던 ‘개혁보수’의 용어는 어쩌면 자유주의자들의 별호였을지 모릅니다. 다양한 의견을 이야기하고, 대안을 이야기할 자유를 지켜온 저희가 보수의 테두리 내에서 쓸 수 밖에 없었던 이름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저는 보수정당에 몸 담으면서 김영삼 대통령의 보수적 자유주의를 자주 언급했습니다. 문민정부가 출범한 이후, 문화예술에 대한 검열을 없애서 생각의 자유를 촉진하고, 이념의 스펙트럼을 넓히기 위해 소위 이재오, 김문수 등의 생각까지도 받아들여서 영입했던 그 자신감 넘치는 자유주의가 개혁신당의 지향점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유주의가 꽃피는 대한민국을 개혁신당의 당원과 지지자에게 약속 하겠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더 열심히 해서 보답하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모두 건강하십시오.
-이준석 올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