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고유의 아름다움을 머금은 도자 예술이 현대적 시각과 결합하여 전 세계 예술계를 매료시키고 있다. K컬처가 글로벌 문화의 중심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한국 도자의 독창적인 조형미와 예술적 가능성을 집대성한 뜻깊은 경연의 결과가 대중 앞에 공개됐다.
한국도자재단은 다가오는 2026 경기도자비엔날레를 기념하여 개최된 ‘아름다운 우리도자 공모전’의 최종 수상작 37점을 확정 지었다고 11일 공식 발표했다. 최고 영예인 대상의 자리는 달항아리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우은주 작가의 작품 ‘왜곡’이 차지하며 미술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올해로 7회째를 맞이하는 ‘아름다운 우리도자 공모전’은 단순한 미술 경연을 넘어선다. 대한민국 도예가 지닌 고유한 전통과 미학을 계승하는 동시에, 이를 현대적인 예술 언어로 발전시키기 위해 기획된 경기도자비엔날레의 핵심 전시 프로그램이다. 해를 거듭할수록 출품작의 수준이 비약적으로 상승하며, 이제는 국제적인 도자 예술 경연으로서의 권위와 위상을 확고히 다지고 있다.
이번 공모전은 국경을 초월한 뜨거운 관심 속에 치러졌다. 전 세계 각지에서 활동하는 206명의 실력파 도예 작가들이 총 254점에 달하는 완성도 높은 작품을 출품하며 치열한 각축전을 벌였다. 심사의 공정성과 신뢰도를 극대화하기 위해 재단 측은 작가의 이름, 경력 등 일체의 배경 정보를 철저히 배제한 블라인드 방식을 도입했다. 국내외 최고 권위의 도예 및 현대미술 전문가 5인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은 1차 서류 심사와 2차 실물 심사를 거치며 오직 작품의 예술성과 독창성, 기술적 완성도만을 기준으로 평가를 진행했다. 그 결과 대상 1점, 금상 1점, 은상 2점, 동상 2점을 비롯해 총 31점의 입선작까지 총 37점의 위대한 걸작이 탄생했다.

대상을 거머쥔 우은주 작가의 ‘왜곡’은 심사위원단의 만장일치에 가까운 찬사를 이끌어냈다. 이 작품은 한국 도예의 상징과도 같은 달항아리를 모티프로 삼고 있으나, 정형화된 틀을 과감히 탈피했다. 도자기 특유의 유려한 곡선과 표면이 선사하는 부드러운 촉감을 극대화하는 한편, 표면 위에 붓 터치의 흔적을 고스란히 남겨 회화적인 조형미를 부여한 것이 특징이다. 흙이라는 물성이 지닌 자연스러움을 온전히 살려내며 전통과 현대 미학의 경계를 허물었다는 압도적인 호평을 받았다.
금상은 전하람 작가가 출품한 ‘철채사계(鐵彩四季)’에게 돌아갔다. 전통 분청사기의 철화 기법을 현대적인 시선으로 변주한 이 작품은 묵직한 서사를 담고 있다. 바위나 돌처럼 오랜 세월 변치 않는 대자연의 굳건함 위에, 끊임없이 순환하고 변화하는 계절의 흐름을 덧입혀 자연과 동화되어 살아가는 인간의 삶을 투영해 냈다.
은상 수상작으로는 윤정 작가의 ‘둥근’과 이의영 작가의 ‘물’이 각각 이름을 올렸다. ‘둥근’은 한국 도자의 대표적 장식 기법인 상감기법을 작가만의 독창적인 시선으로 새롭게 해석해 내며 시각적인 즐거움을 선사한다. 반면 ‘물’은 백토가 지닌 본연의 질감과 물성을 깊이 있게 탐구하여, 생명의 근원인 물방울의 형상을 우아하고 역동적으로 빚어낸 수작이다.
동상에는 최이재 작가의 ‘본_082’와 김그림 작가의 ‘색이 있는 항아리’가 최종 선정됐다. ‘본_082’는 고대 삼국시대 토기가 품고 있는 원초적인 조형미를 발굴하여 현대적인 텍스처로 재탄생시켰다. ‘색이 있는 항아리’는 작가가 점토를 층층이 쌓아 올리는 노동의 과정 속에서 직관적으로 포착한 찰나의 색채와 감정선을 조형 이미지로 치환하여 깊은 여운을 남긴다.
이번 공모전을 통해 발굴된 수상작과 입선작들은 오는 9월 18일부터 11월 1일까지 이어지는 2026 경기도자비엔날레 기간 동안 광주시에 위치한 경기도자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대중에게 전격 공개된다.
류인권 한국도자재단 대표이사는 이번 공모전의 성과에 대해 "오랜 역사와 훌륭한 전통을 지닌 한국 도자의 명맥을 잇고, 이를 새롭게 창조하기 위해 헌신하는 모든 도예가들의 뜨거운 열정과 참여에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K컬처의 정수인 우리 도자의 압도적인 아름다움과 우수성을 전 세계 무대에 당당히 알릴 때"라며 "한국 도자 문화가 지닌 무한한 가치를 세계인과 공유하고 확산하는 일에 재단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다가오는 2026 경기도자비엔날레는 9월 18일 화려한 막을 올린 후 11월 1일까지 무려 45일간 이천, 광주, 여주 등 경기도 내 대표적인 도자 벨트를 중심으로 성대하게 치러진다. 전 세계 예술인들이 교류하는 글로벌 도자 예술 축제로서, 전시를 비롯한 다채로운 학술,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관람객들에게 잊지 못할 예술적 경험을 선사할 전망이다.
2026 경기도자비엔날레 '아름다운 우리도자 공모전'은 전통을 지키는 것에 머물지 않고 현대적 예술로 승화시키는 K도예의 진정한 힘을 보여주었다. 철저한 블라인드 심사로 발굴된 37점의 걸작들은 한국 도자의 찬란한 미래를 제시하고 있다. 이천, 광주, 여주에서 펼쳐질 45일간의 도자 축제는 우리 예술의 세계적 가치를 재확인하는 중요한 역사적 이정표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