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각장애 유소년 배우들의 진심이 관객을 울렸다… 달꿈극단 창작연극 ‘미로와 푸른귀 이야기’ 성황리 폐막
사랑의달팽이 청각장애 유소년 연극단 ‘달꿈극단’이 창작연극 ‘미로와 푸른귀 이야기’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장애를 넘어 문화예술의 가능성과 감동을 무대 위에 펼쳐냈다. 청각장애 청소년 배우들의 진정성 있는 연기와 깊이 있는 메시지가 어우러지며 관객들에게 오랫동안 기억될 특별한 공연으로 자리매김했다.
사랑의달팽이는 지난 7월 31일부터 8월 2일까지 서울 중구 CKL스테이지에서 창작연극 ‘미로와 푸른귀 이야기’를 총 3회 공연했다. 공연마다 200석에 가까운 객석이 대부분 채워지며 청각장애 청소년들의 문화예술 활동에 대한 시민들의 높은 관심과 응원을 확인했다.
이번 작품은 김양구 작가와 추미정 연출이 함께 완성한 창작극으로, 혜성이 지구에 다가오며 세상이 불안과 기대 속에 흔들리는 상황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인공와우를 착용한 소녀 ‘미로’는 의문의 신호를 따라 토굴 속으로 들어가고, 그곳에서 전쟁을 피해 아이들을 지키려 했던 바우와 태수, 그리고 모든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존재 ‘푸른귀’를 만나며 현실과 기억, 과거가 교차하는 특별한 여정을 경험한다.
작품은 단순한 판타지 서사를 넘어 ‘듣는다’는 행위가 지닌 진정한 의미를 관객들에게 전했다. 누군가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순간 서로를 이해할 수 있으며, 잊혀진 삶과 기억 역시 다시 살아 숨 쉬는 이야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따뜻한 메시지가 공연 전반을 관통했다.
무대에는 청각장애 유소년 배우 김예린, 김찬솔, 박승민, 박승혜, 오예나, 이윤아, 장윤소, 최시현, 홍수민이 출연했으며, 성인 배우 김완수, 김진호, 유수인, 지혜연, 최혜수가 함께 호흡을 맞추며 완성도 높은 공연을 선보였다. 청각장애 배우들과 전문 배우들이 만들어낸 자연스러운 앙상블은 작품의 몰입도를 더욱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공연을 관람한 관객들은 장애를 의식하기보다 배우들의 연기와 작품이 전달하는 이야기 자체에 집중하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한 관객은 청각장애 배우들이 출연한다는 점에 관심을 갖고 공연장을 찾았지만 공연이 시작된 이후에는 배우들의 장애보다 이야기의 힘에 더욱 몰입하게 됐다며, 공연이 끝난 뒤에도 ‘듣는다’는 의미를 오래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공연은 달꿈극단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선보인 공식 무대라는 점에서도 의미를 더했다. ‘달팽이의 꿈’과 ‘달팽이들의 꿈의 무대’라는 의미를 담은 달꿈극단은 사랑의달팽이가 2022년 창단한 청각장애인 연극단 ‘옥탑방달팽이’를 기반으로 새롭게 출범했다. 공연 활동은 물론 발성과 호흡, 연기 교육 등을 통해 청각장애 청소년들의 언어재활과 사회성, 자존감 향상을 지속적으로 지원하며 문화예술을 통한 성장의 기회를 넓혀가고 있다.
미로 역을 맡은 최시현 배우는 “많은 관객 앞에서 연기하는 것이 처음에는 매우 긴장됐지만 공연을 준비하면서 점차 자신감을 얻었다”며 “관객들이 함께 웃고 집중해 주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가 준비한 이야기가 진심으로 전달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매우 뿌듯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공연은 우리금융미래재단과 서울경제진흥원의 후원, 한국콘텐츠진흥원의 CKL스테이지 공간 지원을 통해 제작됐다. 사랑의달팽이는 앞으로도 달꿈극단 운영을 비롯해 클라리넷 앙상블, 멘토링, 직업체험 등 다양한 문화예술 및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청각장애 청소년들이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고 자신의 가능성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지원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번 공연은 장애를 극복의 대상으로 바라보기보다 각자의 개성과 가능성을 존중하는 문화예술의 가치를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청각장애 청소년 배우들의 진심 어린 무대는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하며 문화예술이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가장 따뜻한 언어가 될 수 있음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사랑의달팽이 소개 (사진제공)
사단법인 사랑의달팽이는 듣지 못하는 이들에게 소리를 찾아주어 잃어버렸던 ‘희망과 행복’을 선물하는 복지단체이다. 이를 위해 사랑의달팽이는 매년 경제적으로 소외된 청각장애인들에게 인공달팽이관(인공와우) 수술과 보청기를 지원하고 있으며 난청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해소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또한 청각장애 유소년들이 어려운 악기를 다루면서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고 당당히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클라리넷앙상블연주단’을 결성해 아이들의 사회적응을 돕고 있다. 사랑의달팽이는 문화행사를 통해 난청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다 함께 소통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사회인식전환사업도 함께 펼쳐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