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시멘트 업계에 대한 오염자 부담 원칙을 확실히 적용해야 한다.
시멘트 업계의 환경오염 최소화 노력은 당연한 사회적 책임
자구책 없는 시멘트 업계의 정부 지원 요구는 몰염치한 태도
오염 유발 기업에 외부비용의 내부화를 통한 오염자 부담원칙 적용
기업의 자구노력에 대한 엄격한 평가를 전제로 지원정책 마련해야
한국시멘트협회는 최근 건설경기 침체와 원가 상승을 이유로 올해 시멘트업계의 설비투자 계획이 지난해보다 10% 감소했다고 밝히며 정부의 지원 필요성을 강조했다. 시멘트 업계는 2020년 이후 탄소중립과 환경영향 저감을 위한 투자를 지속해왔지만, 판매량 급감으로 투자 여력이 크게 위축됐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환경과 안전을 위한 투자는 기업의 경영 상황에 따라 미루거나 정부 지원과 맞바꿀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시멘트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과 안전 문제는 기업 활동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며,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투자는 기업이 스스로 부담해야 한다.
시멘트산업은 대표적인 온실가스 다배출 산업이며, 미세먼지와 질소산화물 등 각종 환경오염 문제와도 직결된다. 그럼에도 시멘트 업계는 경기가 나빠질 때마다 환경투자 부담을 앞세워 정부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전형적인 이익의 사유화와 비용의 사회화국민이 보기에는 "어려우니 지원해 달라"는 하소연만 되풀이하는 것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2027년 7월부터 통합환경허가를 적용받는 시멘트업계는 질소산화물 기준 강화로 SCR 설치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러나 시멘트 업계가 '환경투자'라고 주장하는 합리화설비투자(평균 85.5%)를 들여다보면, 대기오염 저감과 탄소감축에 직접 기여하는 에너지절약·공해방지 투자 비중은 최근 5년 평균 13.2%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설비 유지·보수, 공장 자동화, 생산성 향상 등 기업의 운영 효율과 수익성 제고를 위한 투자임에도 이를 모두 '환경·안전 투자'로 포장하고 있다.
[표] 2022~2026년 시멘트업계 설비투자 동향 (단위 : 억원)
| 항목 | 2022 | 2023 | 2024 | 2025 | 2026 | 평균 | 비중 |
| 생산설비투자 | 628 | 441 | 746 | 288 | 243 | 469 | 9.4% |
| - 신제품 생산 | 4 | 5 | 9 | 24 | 46 | 18 | 0.4% |
| - 기존설비확장 | 624 | 436 | 737 | 264 | 197 | 452 | 9.0% |
| 합리화설비투자 | 3,640 | 5,059 | 4,718 | 4,084 | 3,844 | 4,269 | 85.5% |
| - 자동화 | 748 | 1,031 | 1,335 | 366 | 297 | 755 | 15.1% |
| - 설비유지·보수 | 1,059 | 852 | 1,171 | 1,804 | 2,027 | 1,383 | 27.7% |
| -에너지절약·공해방지 | 851 | 1,024 | 652 | 439 | 325 | 658 | 13.2% |
| - 환경·안전 | 982 | 2,152 | 1,560 | 1,475 | 1,195 | 1,473 | 29.5% |
| 연구개발설비투자 | 37 | 15 | 13 | 48 | 27 | 28 | 0.6% |
| 정보화설비투자 | 36 | 47 | 86 | 82 | 89 | 68 | 1.4% |
| 기타설비투자 | 127 | 121 | 225 | 224 | 94 | 158 | 3.2% |
| 합계 | 4,468 | 5,683 | 5,788 | 4,726 | 4,297 | 4,992 | 100.0% |
기업은 호황기에는 이익을 주주와 기업의 몫으로 가져가고, 불황기에는 투자 부담을 국민의 세금으로 해결하려 해서는 안 된다. 환경투자는 선택적 경영전략이 아니라 기업이 반드시 감당해야 할 사회적 비용이다. 특히 시멘트 협회는 2035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달성을 위해 약 5조 원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도, 업계가 어떤 자구노력을 했는지 충분히 밝히지 않고 있다. 설비 효율 개선, 비용 절감, 배당 정책 조정, 경영혁신 등 스스로 감당하기 위한 노력 없이 정부 지원부터 요구하는 것은 국민의 공감을 얻기 어렵다.
정부 역시 업계의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국민의 세금이 투입되는 지원이라면 기업의 책임과 성과가 분명히 담보되어야 한다. 온실가스 감축 실적, 오염물질 저감효과, 투자 이행 계획 등을 객관적으로 검증하고, 지원 이후에도 철저한 사후 관리를 실시해야 한다.
이에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첫째, 환경투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며 국민 건강과 환경권을 위한 최소한의 의무다. 시멘트업계는 경기 침체를 이유로 환경투자를 축소하거나 정부 지원을 요구하기 전에 충분한 자구책을 내놔야 한다.
둘째, 시멘트업계는 정부 지원을 요구하기 전에 경영혁신과 친환경 투자 계획을 명확히 밝히고, 정부 역시 무조건적인 재정 지원이 아닌 기업의 자구노력과 환경개선 계획에 대한 엄격한 평가를 전제로 한 지원 원칙을 확립해야한다.
기업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것 자체를 문제 삼을 수는 없다. 그러나 환경투자는 기업이 영업을 지속하기 위해 반드시 부담해야 할 사회적 비용이다. 환경투자는 줄이면서 그 부담을 국민의 세금으로 메우려는 '이익 사유화, 비용 사회화'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오염을 유발하는 기업이 오염 저감 비용을 부담하는 것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오염자 부담 원칙(Polluter Pays Principle)'의 기본 원칙이다. 시멘트업계는 더 이상 피해자를 자처할 것이 아니라 국내 대표 온실가스 다배출 산업으로서 환경오염 감축과 탄소중립 이행에 대한 책임을 다해야 한다.












